[CEO풍향계] '전전긍긍' SK이노 김준…'미소' LG화학 신학철
[앵커]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는 'CEO 풍항계' 시간입니다.
불법 경영권 승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LG화학과의 소송전에서 코너에 몰린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소식을 배삼진, 한지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에 이어 또다시 사법 리스크가 생긴 건데요.
국정농단 사태는 아직 파기환송심이 진행중이어서 이 부회장은 한꺼번에 2개의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불구속 상태이지만 재판 준비도 해야 하는 만큼 이번 기소로 이 부회장의 경영 활동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삼성 내부에선 코로나19 사태에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 규제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 리더십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국회에는 보험사가 보유한 자회사 발행 채권과 주식 소유의 합계액이 총자산의 3%를 넘지 않도록 한 이른바 '삼성생명법'이라고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제출됐는데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전자가 최대 20조원어치의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해야 되는 상황이 생기면서 지분 구조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경쟁업체들이 하루가 다르게 공격적인 투자 소식을 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어떻게 돌파해 나갈까요?
배터리 사업 살리기에 불철주야 나섰던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이 각종 악재가 겹치며 역대급 위기라는 평가입니다.
실적도 저조한데, LG화학과 진행 중인 배터리 소송에서 잇따라 쓴잔을 받아들고 있는데요.
미국에선 불법 노동자 파견 논란까지 휩싸이면서 외교사안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미국 현지 배터리 사업은 LG화학 소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걱정이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ICT는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에 손해를 끼쳤다며 조기패소 판결했는데요.
다음달 5일 동일한 내용의 최종 결정이 나오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으로 배터리 부품과 소재를 수출할 수 없습니다.
당장 이달까지 합의를 봐야 하는 상황인데 상반기 적자만 2조원이 넘고, LG화학이 조단위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진퇴양난입니다.
반면 요즘 술술 풀리고 있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미소를 짓는 날이 많지 않을까요.
LG화학이 올해 상반기에 이어 지난달에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좀처럼 LG에 등을 보이지 않았던 중국 1위 배터리업체 CATL과 일본 업체 파나소닉은 두자릿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에서도 사실상 승리를 굳히는 분위기입니다.
법원은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등의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LG화학이 지난해 4월 미국 ICT 등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 양사가 2014년 맺은 특허 관련 부제소 합의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본 겁니다.
일각에서는 K배터리 악재가 될 수 있는 만큼 협력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사업은 사업이라는 시각도 있죠.
국제무대 소송전에서 경험이 많은 신 부회장, 추가 제소 등 끝장을 보겠다는 입장인데, SK이노베이션을 어디까지 몰아세울지 보겠습니다.
최근 꼼수 기부 논란도 있었는데,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수천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최종심에서 2년 6개월 실형을 확정받았습니다.
부영그룹은 나주 부영CC 전체 부지 72만㎡ 가운데 절반이 넘는 땅을 기부채납 방식으로 한전공대 부지로 기부했는데요.
나머지 부지에 5,300세대의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면서 나주시에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 등을 요청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그런데, 횡령과 배임 등 12개 혐의가 적용된 이번 재판에서 일부 무죄가 되긴 했지만 실형을 선고받은 건데요.
부영은 2018년 2월 이 회장이 구속된 이후 2년 6개월째 경영 공백 상태입니다.
회장 직무대행체제를 유지 중이지만 경영실적은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급감했고, 적자는 800억원이 넘었습니다.
의사결정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실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부영측 설명입니다.
앞으로 1년 6개월가량 옥중 경영이 계속되면서 당분간 악재를 털어내기는 힘들다는 분위기입니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자영업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3단계로 더 높이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는데요. 개인과 기업 모두 방역수칙을 철저히 실천하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번주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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